폰 없이 사람을 찾는 기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아이디어만 내도 AI가 만들어 주는 시대입니다. 글은 이미 사람보다 잘 써서 사람이 썼는지 AI가 썼는지 알기 힘들고, 그림이나 코딩도 그럴듯하게는 나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그럴듯함에 깜빡 속아 넘어가기도 하고, 자기 도구로 소화해서 전용 비서로, 지식의 도구로, 영감의 샘물처럼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이 샘물에 휩쓸려 온 사람 중 하나입니다.

저는 제조 현장 엔지니어입니다. 하는 일은 말 그대로 쇠를 깎는 기계에게 어디로 지나가라고 정해 주는 일입니다. 코딩은 전혀 못 합니다. 그래도 일하다 보면 반복 작업이 생기는데, 그 부분은 AI로 만든 프로그램에 지정만 해 주고 매크로가 돌아가게 해 두었습니다. 코드는 한 줄도 못 읽지만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손으로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합니다. 기성품이 있고 이미 누가 만든 제품이 있어도, 온전한 내 소유의 물건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항상 들었습니다.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 돈은 거의 없습니다.

처음엔 돈을 벌고 싶었다

AI를 처음 제대로 써 본 건 주식 자동매매였습니다. 전략도 코드도 전부 AI한테 시켰습니다. 저는 아이디어만 냈습니다.

방식은 이랬습니다. 이미 결과를 아는 과거 거래에서 “이렇게 했으면 먹었다”는 수식을 뽑고, 그걸 그대로 다음 거래일에 적용합니다. 과거 데이터로 돌려 보면 백발백중입니다. 그럴듯했습니다.

3개월씩 다섯 번을 돌렸습니다. 그중 세 번은 200만 원씩 실제 돈을 넣었습니다. 매번 수식을 조금씩 보정했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맞았던 수식은 내일을 모릅니다. 솔직히 그 과정 자체는 재미있었습니다. 숫자가 맞아 들어가는 걸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니까요. 그런데 돈이 안 나왔습니다. 그냥 ETF 사서 묻어 두는 게 나았습니다.

결국은 다 아는 얘기로 돌아온다

여기서 하나 배웠습니다. AI한테 돈 버는 법을 물으면 처음엔 그럴듯한 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파고들수록 결국 누구나 아는 사실로 돌아옵니다. 분산해라, 오래 들고 있어라. AI가 멍청해서가 아니라, 빠르게 돈 버는 법 같은 건 애초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럴듯함에 속은 건 AI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다

돈은 안 됐지만 하나는 확실해졌습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코딩을 못 해도 뭔가를 만들 수 있다는 것. 부족한 부분은 AI로 때우면 됩니다.

이번에 만들 건 폰 신호 없이 사람을 찾는 기기입니다. 두 개를 페어링하면 서로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 주는 물건인데, 페스티벌용으로 해외에서 4만 대 넘게 팔렸습니다. 이걸 직접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얼마 전 지인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저는 어릴 때 친여동생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거 하나 달아 주면 멀리 있어도 근방은 찾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거리가 중요합니다.

부품은 주문했고 10월 22일쯤 도착합니다. 그때부터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올리겠습니다. 걱정되는 건 거리입니다. 최대한 멀리까지 나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안 나오면 안 나온다고 쓰겠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지킬 것

  • 코드는 AI가 쓰고, 납땜과 삽질은 제가 합니다. 숨기지 않습니다.
  • AI 답변을 복사해 붙이지 않습니다. 제 말로 씁니다.
  • 실패도 그대로 올립니다. 안 되면 안 됐다고 씁니다.
  • 부품값은 전부 공개합니다.

제가 무엇을 만들지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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